박근혜 정부의 못 말리는 ‘대포폰’ 사랑

대포폰 사용한 박근혜

대포폰 사용한 박근혜

‘대포와의 전쟁’ 선언해 놓고…청와대 윗분들은 애용한 ‘범죄의 온상’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들 부역자들의 수많은 크고 작은 비리들이 부각되는 가운데, 이들 범죄 행각에 ‘대포폰’이 주요 물증으로 떠오르고 있다. 등록자 명의와 실제 사용자가 다르게 만들어진 핸드폰으로, 대체로 은밀한 범죄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지게 된다. 이같은 대포폰은 조폭이나 마약사범부터 청와대 실세들 까지 위아래 없이 사용되면서 수많은 불법행위에 동원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대포와의 전쟁’까지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버젓이 사용해온 정황이 드러나 국민들의 분노는 커져가고 있다.

 

대포폰 사용 권장한 최순실 일당…대통령도 이용 의혹
지난 2014년 대포폰 ‘거악’으로 지정했던 박근혜 정부
범죄의 온상…매년 수만 건 적발되나 브로커들은 활개
일선 단속 공무원 한탄…‘청와대도 선의의 대포폰’인가?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연루자들은 거의 대부분 대포폰을 사용했다.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아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을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물론이고 비선실세 최순실 씨도 대포폰을 유난히 애용해온 것이다.
심지어는 박근혜 대통령도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불법모금과 관련된 내용 등을 대포폰으로 보고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대포와의 전쟁’을 선언했을 만큼 대포폰을 ‘거악’으로 규정한 바 있어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대포폰 애용한 靑

검찰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4대를 자택에서 압수했다. 이 가운데 2대는 개인 업무용 휴대전화이고 나머지 2대는 대포폰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 전 비서관 대포폰 2대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 2명과 통화한 녹음 파일이 나왔다.
검찰은 “이 녹음파일에는 최 씨의 국정 개입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지만, 검찰 수사행태를 보면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검찰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도 업무폰과 대포폰 5~6대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언론들의 취재결과 국정농단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 역시 여러 대의 대포폰을 사용했다. 특히 최 씨의 주변 인물들은 “최 씨가 돌려가며 쓴 대포폰은 4대이며, 그 중에는 박대통령과 핫라인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들이 모두 대포폰을 사용한 것은 자신들의 활동이 나중에 문제가 됐을 경우 증거를 숨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종범 전 수석은 검찰 출석을 앞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대포폰’을 이용해 회유하려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정 전 사무총장의 부인에게 “사모님, 저는 경찰도 검찰 쪽도 기자도 아닙니다. 제가 정 총장님 도와드릴 수 있으니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고발뉴스>에 따르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씨가 자신의 회사 직원들 명의로 5~6대의 핸드폰을 개통시켜 이른바 ‘대포폰’으로 사용해왔으며 같은 핸드폰 대리점에서 최순실도 여러대의 대포폰을 개통시켜 자신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나눠주고 반드시 대포폰으로만 통화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장시호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A씨는 <고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장시호씨나 최순실씨 등은 자신들이 벌이는 일들이 나중에 문제가 될 거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으며 그래서 평소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장시호 씨의 또 다른 지인 B씨는 “최순실씨는 독일로, 장시호씨는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며 “장시호씨는 ‘크게 한 몫 챙겨 이 나라를 곧 떠날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시호 씨 측근들은 “장시호가 성격이 급해 맘에 안 들면 사람들 앞에서 직원들의 따귀를 때리기도 했으며, 최순실 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직원들에게 입조심 할 것을 요구하며 비밀 발설시 폭력배들을 동원해 보복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며 몸서리치기도 했다.
장시호씨 측근들이, 최순실씨 일가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대포폰을 구입해 돌려썼다고 지목한 서울 삼성동 박근혜 대통령 사저 인근에 있는 휴대폰 대리점 점주는 <고발뉴스>와의 취재에서 “오랜 단골인 최순실씨 일행이 직원 등의 명의로 여러 대의 휴대폰을 수차례 개통해간 사실은 있지만 그걸 어디에 이용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냐”며 대포폰 개설 사실을 시인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고발뉴스>의 제보 내용에 대해 휴대폰 대리점 점주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매장을 직접 방문한 적은 없어서 모르겠다”면서도 “최순실씨가 남의 명의로 된 핸드폰을 이용했다면 대통령도 같은 걸로 받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박근혜 정부에서는 핵심참모들은 물론이거니와 최순실 사단,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본인마저 대포폰을 이용해온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포와의 전쟁선언?
이처럼 정보기관 관계자, 권력비리 연루자, 고위층 인사 등이 대포폰을 이용했다는 의혹은 심심찮게 제공된다. 실제로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의 직원들이 검찰 조사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업무를 위해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 당시 야권은 대포폰 이용해 민간인 사찰을 감행했던 청와대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지만, 검찰이나 수사기관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때 중수부장을 맡아 사실상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은 현재 우병우를 대신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고 있다.
대포폰을 대통령마저 직접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근혜 정부는 대포폰, 대포차, 대포통장, 대포회사 등 이른바 ‘대포와의 전쟁’을 벌인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2월 검찰,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까지 동원해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대포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대포폰에 대해 강도높게 단속한다는 이유는 서민생활을 위협한다는 명분이었다. 당시 경검 합동수사본부는 “대포폰·대포차 등 불법 차명물건 범죄가 서민생활의 안정을 해치고 사회 불안을 조성하고 큰 해악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비서실세, 문고리권력, 수석들은 경·검의 대포폰과의 전쟁을 비웃듯이 마구 대포폰을 개통시켰다. 법 위에 군림하고 국민을 속인 것이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직원들에게는 공식 업무폰과 도청방지폰 등을 지급한다”면서 “청와대 핵심 인사라는 사람들이 법을 어기고 대포폰을 이렇게 여러 대 사용한 것을 보면 현 정부의 도덕성이 얼마나 땅에 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에게는 ‘대포폰’을 전쟁을 벌여야 할 ‘거악’으로 선포하고 정작 자신들은 맘껏 ‘대포폰’을 사용한 정권 실세들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범죄의 온상
이처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포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정보기관과 고위층 인사들 상당수가 대포폰을 애용한다는 게 통신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이번 의혹의 관련해 대통령 마저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한층 커지는 상황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대포폰은 등록자 명의와 실제 사용자가 전혀 다른 휴대전화를 가리킨다. 노숙자 등의 명의를 빌리거나 도용·위조한 명의를 써서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추적하기 어렵다. 아는 친구나 친척의 명의로 개설될 때도 있다.
노숙자 등 신원 불상 인물의 명의로 개설될 경우만 ‘대포폰’이라고 부르고 타인 명의를 빌린 경우는 ‘차명폰’이라는 ‘완곡어법’을 쓰는 경우도 있으나, 법적으로는 전혀 구분이 없고 실제로도 구분이 무의미하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은 떳떳하지 않은 일 때문에 통화내역을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게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차라며 조폭이나 마약사범들이 신분을 감추려고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입·이용도 범죄행위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타인 사용의 제한)와 제97조(벌칙)는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32조의4(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와 제95조의2(벌칙)은 대포폰을 구입하거나 빌리거나 이용하는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포폰을 개설하려면 대개 명의자가 명목상 주인인 ‘대포통장’이 함께 필요하다. 이용 요금을 내야 휴대전화 회선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대포폰·대포통장 모집책이 신원을 ‘빌려주는 노숙자’ 등에게 대가로 건당 10만 원 내외의 푼돈을 쥐어 준 후 신분증과 막도장을 가지고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통상 수법이다.
대포폰을 실제로 쓰려는 사용자는 모집책에게 수십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물건을 넘겨받는다. 직접 만나서 주고받는 경우도 있기는 하나, 신원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택배나 퀵서비스로 현금과 대포폰을 전달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수백·수천 개씩 한꺼번에 대포폰을 만드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대포폰 판매 수익뿐만 아니라 개통 수당까지 챙기니 ‘꿩 먹고 알 먹고’다.
실제로 2015년 4월부터 지난 2016년 7월까지 개통을 시도하다가 적발된 대포폰만 2만8186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1만8241건(64.7%), KT는 7124건(25.2%), LG유플러스는 2821건(10%)의 대포폰 부정가입 적발 건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휴대폰 개통 시 행정전산망을 이용해 신분증의 위 ·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이후로 무려 2만 건이 넘는 위·변조 신분증을 이용한 개통 시도가 있었던 것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성명 등 단순 정보 입력 오류는 제외한 수치이기 때문에 대부분 고의적인 부정가입 시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로 사망자나 분실 신분증, 휴·폐업한 법인 서류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주로 분실 및 도난 신고된 휴대폰이 대포폰으로 활용된다.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분실·도난 신고된 휴대폰은 15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평균 273만 건이 분실되거나 도난당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에 330만 대를 기점으로 매년 분실 ·도난 신고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8월까지 123만대가 분실·도난 신고로 접수됐다.

 

고가 휴대폰 위주로 시장이 개편되면서 소비자들이 분실이나 도난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실·도난 신고가 접수된 휴대폰 정보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단말기자급제’ 홈페이지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이에대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매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통신이용자 보호 제도를 강화하고 있지만 다양한 서비스가 쏟아지면서 이용자보호 업무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며 “법이 실생활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적이 까다로운 대포폰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활개치는 브로커
이같이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폰은 사용자도 문제지만, 이를 쉽게 개통해 주는 통신사 대리점 점주들도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개인정보를 도용해 이른바 대포폰을 만들어 유통하고 개통 수수료를 편취한 통신사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한 것이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복제해 해외로 불법 판매하는 등 온갖 범죄를 저질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통신사 직원들이 직접 대포폰을 양산한 것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포폰을 만들어 유통하고 단말기를 복제해 해외에 불법 판매하는 등의 혐의(사기 등)로 통신사 대리점주 이모(38)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공범 최모(39) 씨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11월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일당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휴대전화 통신료 연체자들을 상대로 불법 대출을 알선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1대를 개통하면 최대 50만원까지 지급하겠다며 신용불량자들에게 휴대전화 개통을 요구했다.
이들은 불법 개통한 휴대전화를 특수 프로그램을 이용해 중고 휴대전화에 복제했다. 복제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들은 본사로부터 개통수수료를 챙겼다. 복제하고 남은 새 휴대전화는 해외로 팔기도 했다.
휴대전화 복제로 6억7000여 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지만, 이 씨 일당의 범죄는 계속됐다. 이들은 2013년부터 전문업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사들여 대포폰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가개통 방식으로 가입신청서 없이 휴대전화 3만1000여 대를 불법 개통한 일당은 보이스피싱 조직 등 범죄단체에 대포폰을 팔아 7억여 원을 챙겼다.
조사 결과 이들은 출국 외국인이나, 사망자, 불법체류자 등의 명의를 도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휴대전화 복제를 할 수 있도록 도운 전문 복제업자 유모(48) 씨와 김모(36) 씨도 함께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당이 최근까지 개통한 휴대전화 회선을 조회해 모두 사용정지 조치를 내렸다”며 “별정 통신사를 이용한 동종 범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선의의 피해자 문제
한편, 정부는 오는 11월 중순까지 20만개에 이르는 ‘대포폰’을 일제 정리한다. 오는 11월 중순까지 안내 기간을 부여한 후 직권 해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조치도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 등 재난 피해자는 유족이 회선유지를 원하면 수신은 가능하도록 했다. 폐업 법인은 ‘폐업사실증명서’를 제출하면 명의 이전을 통해 휴대폰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도 ‘체류기간 연장허가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휴대폰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중국과 옛 소련 동포를 위한 방문취업비자(H-2) 소유자는 체류기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일시적 체류 연장이 가능하다는 만큼, 당분간 정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같은 ‘선의의 이용자’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는 대책을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라며 “재난 참사 피해자 유족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망한 가족의 휴대폰 회선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강력히 단속하라던 청와대에서 마구잡이로 대포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니, 이러려고 대포폰 단속했나 자괴감 들고 괴롭다”고 말했다.

`대포통장` `대포폰` 밀매 기승

(::사채업자들이 빚몰린 채무자명의로 만들어 거래::)

카드 깡’ 등으로 사채를 얻어 쓰다 빚에 몰린 20~30대 채무자 의 명의로 개설되는 이른바 ‘대포 통장’과 ‘대포 폰’ 등이 사채업자에 의해 조직적으로 만들어져 무차별로 거래되고 있다. 대포 통장과 대포 폰 이란 타인명의의 통장과 휴대전화로, 이를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 등에 물건을 판다는 글을 올려놓고 물건은 주지않고 구매자의 돈을 송금받아 가로채는 사기범죄에 악용되 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결과 대포 통장과 대포 폰을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을 통해 대포 통 장과 대포 폰을 구입하고 이를 이용해 있지도 않은 고가의 품목 을 인터넷을 통해 팔려고 시도해 사기 거래가 성사되기 직전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시간 남짓.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PC방.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판매업자와 곧바로 연결이 됐다. 판매업자 는 “통장과 현금카드, 휴대전화 세트로 26만원에 가능하고 폰에 텔레뱅킹과 인터넷뱅킹이 추가되면 2만원씩 추가된다”고 제안 해왔다. 판매업자가 제시한 접선장소는 지하철 7호선 중곡역 3번 출구. 30분뒤 중곡역앞에서 1m75 정도의 키에 안경을 쓴 20대 후반 으로 보이는 업자와 마주쳤다. 양손에 통장과 휴대전화가 가득 든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는 현금인출기 쪽으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어느 은행카드 원하세요?” 쇼핑 백안의 통장을 뒤적거리며 불쑥 한마디 내뱉었다. “상관없다” 고 대답하자 그는 “설연휴 이후 주문량이 폭주해 물건이 부족하다 ”면서 우리은행 통장을 건넸다.

현금카드를 꺼내 인출기에 넣으며 비밀번호와 카드사용 여부까지 친절하게 확인시켜줬다.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수같이 그의 행 동은 순차적으로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그는 “우리한테 돈 빌 려 갚지 못하고 포기각서를 쓴 20~30대 채무자들 명의로 만든 ‘ A급 물건’”이라며 “애프터 서비스를 확실히 해주겠다”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대포 통장 매매업자들이 사채업과 연관돼 있고, 통장의 명의가 카드 깡 등으로 빚에 몰린 채무자의 것이란 얘기였다. 그는 이어 휴대전화도 꺼내 배터리, 충전기, 휴대전화케이스를 보였다. 확 인절차가 끝나자 그는 돈을 건네받고 황급히 지하철출구쪽으로 사라졌다. 인터넷접속부터 구매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40여분 남 짓.

근처 PC방으로 이동해 사기극의 직전단계까지 체험해 보기로 했 다. 존재하지도 않는 개인휴대단말기(PDA)와 노트 북을 거래 전 문 사이트에서 팔겠다고 글을 띄우자 구매의사를 밝힌 사람들이 나타났다. 대포 폰으로 이들과 통화를 하자 “(돈을 송금할테니) 계좌번호부터 알려달라”는 구매자들의 응답이 왔다. 곧바로 PD A를 사겠다고 나선 사람을 포함해 불과 10분만에 400만~500만원의 흥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대포 통장 계좌를 알려줘 돈을 입금받는다면 ‘사기 범죄’가 성립되기 때문에 취재는 여기서 중단됐다.

 

대포통장·폰사기 기승

[일간스포츠 맹준호 기자] “일단 ○○은행 ×××-××-××××로 37만 원 보내시고요, ×××-×××-××××으로 전화주세요.”라디오 컨트롤 미니카(R/C카) 동호인 L 씨(30.회사원)는 최근 인터넷 동호회에서 중고 R/C카를 직거래로 판다는 게시물을 보고 인터넷 뱅킹으로 덜컥 돈부터 송금했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전화를 걸었다. 이어지는 통화내용.

“신용 확실한 사람입니다. 입금 확인되는 대로 택배로 부쳐 드리겠습니다.”그러나 L 씨는 요즘 화가 나서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다. 기다리는 상품이 끝내 오지 않았기 때문. 판매자에게 전화를 해도 연락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요, 은행에 확인한 결과 통장도 이미 정지된 상태다.

속칭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이용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포통장’은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만든 통장. 피해자에게 돈을 송금받은 뒤 잠적해도 추적이 불가능한 범죄 수단이다. ‘대포폰’ 역시 타인 명의의 선불전화로 실사용자 추적이 불가능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인터넷 상에서 15만 원 정도만 주면 쉽게 살 수 있다는 점. 제작업자가 노숙자 등에게 5만~6만 원을 주고 은행과 휴대폰 대리점 등에 데려가 통장과 휴대폰을 개통하게 한 뒤 이를 되파는 수법이다. 분실된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는 죽은 사람과 해외 체류자의 명의까지 도용한다.

현재 대포통장은 15만 원, 대포폰은 12만 원 선에 거래되는데, 인터넷을 검색하면 팔겠다는 사람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요즘은 타인명의를 도용한 KT(한국통신) 시내전화까지 ‘유선대포’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팔리고 있으며 통장, 휴대폰, 유선전화 등을 한 묶음에 파는 ‘대포세트상품’까지 등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통장의 경우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라면서 “인터넷 사기로 단기간에 돈을 챙긴 뒤 잠적하려는 10~20대가 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들은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PC방을 옮겨 다니며 인터넷에 접속하기 때문에 검거가 어렵다.

서울 중부경찰서 백기종 형사는 “인터넷 직거래에 이용되는 통장 중 80~90%가 대포통장으로 파악된다”면서 “유난히 신용을 강조하는 이들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 많은 대포폰 누구 이름으로 개통하나 했더니…

대포폰 개통 단속 증거

대포폰 개통 단속 증거

 

외국인 등록증과 여권 사본 파일을 사들여 대포폰을 개통해 전국에 유통시킨 조직망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3일 개인정보보호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대포폰 판매담당 A씨(33)를 구속하고 휴대폰 대리점 업주 B씨(36),C씨(22)등 25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해 7월 16일 인터넷 사이트에서 1명당 5만원을 주고 구입한 700여명의 외국인 등록증, 여권사본을 휴대폰 대리점 업주 B씨와 C씨에게 이메일로 보내 외국인 명의로 유심칩을 개통시킨 뒤 대포폰을 전국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 통신사 대리점 업주인 B씨와 C씨는 A씨가 보내준 외국인 등록증과 여권사본으로 선불폰 가입신청서를 작성한 뒤 외국인 명의로 유심칩을 개통하고 다시 A씨에게 건네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A씨 등은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 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인터넷 중고나라에 글을 올려 대포폰 1대 당 15만~30만원을 받고 모두 700여대를 내다팔아 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퀵서비스로 대포폰을 배달한 뒤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돈을 결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대리점 업주 C씨를 사기사건 피의자로 소환해 수사를 벌이다 외국인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대리점 압수수색을 벌여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1명이 휴대폰 199대 개통…대포폰 1만여 대 판매한 조직 적발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포폰’ 만여대를 유통시킨 혐의로 대포폰 조직 총책 40살 A씨를 구속하고 일당 10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이들은 2012년 4월 대구의 한 건물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최근까지 대포폰 만여대를 한 대당 11만∼15만원에 팔아 1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급하게 돈이 필요한 신용불량자나 학생들에게 대출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휴대전화를 개통시키게 한 뒤 선불 유심칩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대포폰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이런 수법을 통해 1명의 명의로 무려 199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기도 했습니다. 조직원 중 일부는 통신 대리점을 직접 운영하며 개통에 도움을 줬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포폰 구매자에게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천여대를 압수했으며, 4천300대의 대포폰 전용회선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에 차단 조치를 의뢰했습니다.

명의 수백 개로 개통한 유심칩 이용, 대포폰 판매한 일당 덜미

대포폰 단속 현장

대포폰 단속 현장

개통된 수백 개의 유심(USIM)칩을 사들여 ‘대포폰’에 사용, 판매해 억대 수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대포폰을 유통시킨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A(43)씨를 구속하고 B(34)씨와 C(27)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 중순까지 타인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 유심칩 328개를 매입한 후 이를 대포폰에 사용했고, 이를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사용하는 070인터넷 전화와 착신전환을 해주는 방식으로 판매해 총 1억660만 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현재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대포폰 유통을 주도했으며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범행에 가담했다.

 

C씨는 과거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에 ‘신용불량자, 급전 필요하신 분. 소액 가능합니다.’라는 광고를 올리고 유심칩 1회 개통마다 3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타인 명의를 사들였고 A씨에게 유심칩 개당 15만 원씩 13회에 걸쳐 유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부서는 A씨의 집에서 범행에 사용된 유심칩 101개와 대포폰 7대, C씨 주거에서 대포폰 76개와 유심칩 171개 등을 압수하고 대포폰 구매자들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1시간이면 퀵으로”…휴대폰 개통보다 쉬운 대포폰 구입

“서울 성북구요? 오토바이 퀵으로 한 시간이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전화는 받자마자 쓸 수 있고요.”

22일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대포폰(타인명의 휴대전 화)’을 검색하자 판매업자 리스트가 줄줄이 떴다. 지난 일주일 사이에만 10개 넘는 판매업자가 광고글 을 올렸다.

머니투데이 기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보니 대부분은 ‘없는 번호’이거나 ‘착신금지’ 상태. 7번째 시도 만에 통화가 연결됐다.

판매업자는 노련한 말투로 혹시 필요할지 모를 ‘에프터 서비스’까지 보장했다. 물건을 확인한 후에 돈을 지불하겠다는 말에도 선뜻 ‘오케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포폰만 취급하는 전문 판매인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구형 폴더폰과 슬라이드폰은 10만원대, 스마트폰은 30만원대를 불렀다. 대포폰은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별도 변환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대포폰은 3만원 가량 더 비쌌다.

업자는 “명의가 외국인으로 돼 있는 폰은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 도 되고 유심칩을 빼서 스마트폰에 꽂으면 바로 쓸 수 있다”고 친절히 설명해줬다.

범죄와 신분세탁의 필수조건인 ‘대포폰’은 일반인도 한 시간이면 손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만연해 있다. 대포폰은 보이스피싱이나 인터넷 물품 판매 사기, 신분 노출을 꺼리는 성매매업소 등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사고 팔린다.

대포폰 거래 암시장도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노숙인 등에게 헐값에 개인정보를 사 대포폰을 개통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가출청소년 등 용돈이 궁한 학생들까지 나서 대포폰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지난 12일 경남 김해에서는 타인 명의를 도용해 대포폰 7400개를 만들어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대포폰이 모든 범죄의 필수품이 됐지만 처벌 규정은 미비한 실정이다.

훔친 주민등록번호로 개통한 대포 폰을 판매한 경우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동의를 얻거나 명의자가 자발적으로 휴대폰을 개통해 대포폰으로 넘긴 경우에는 처벌 규정이 없다.

한 경찰서 경제팀 수사관은 “범죄를 저지를 것을 명백하게 알고 고의로 대포폰을 제공한 공동정범 수준이거나 방조 정황이 뚜렷하지 않다면 단지 휴대전화를 개통해 넘긴 것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전행정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3대 대포 물건(대포폰·대포통장·대포차) 근절’을 목표로 세우고 집중단속을 예고했다. 경찰은 지방경찰청 수사2계와 경찰서 지능팀 등 전문 수사인력을 편성해 이번 달부터 4월 사이, 7월부터 9월 사이 등 2차례에 걸쳐 대포물건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등에게 전화해 대출금을 갚아주겠다고 속이는 대출사기의 경우 거의 대포폰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며 “휴대전화 판매업자들이 명의만 빌려주면 현금을 주겠다고 설득해 동의를 얻은 뒤 대량으로 대포폰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포폰 구입 10분이면 충분… “주민번호도 드려요”

인터넷서 여전히 활개치는 대포폰 밀거래 시도해 보니

검색 통해 SNS로 판매자 연결…충전 때 필요한 개인정보도 제공

‘내국인으로 유심 명의자 정보 포함이고요, 22(만원)고요. 폴더 2G폰은 5(만원), 스마트폰 메신저 가능한 건 10(만원) 더 주시면 됩니다.’

 

대포폰 판매 카톡문자

대포폰 판매 카톡문자

 

지난달 31일 카카오톡을 통해 대포폰 구매를 의뢰하자 판매업자가 이런 답을 보내왔다. 인터넷 포털에 ‘대포폰 개통’으로 검색해 얻은 수십개의 연락처 중 2곳에 연락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대화를 나눈 후 고객의 신원이 확실하다고 여겨지면 보이스톡으로 통화를 하는 식이었다. 인터넷 검색부터 거래 성사까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많은 범죄자들이 쉽게 대포폰을 구해 이용하는 이유다. 특히 선불폰은 당국의 감시가 소홀해 더 손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으로 연락한 2개 업체 중 한 곳이 선불 대포폰을 판매한다며 즉시 답을 해 왔다. 유심(USIM)칩을 사고 싶다고 하자 22만원을 불렀다. 그는 3분 정도 메신저로 대화를 하더니 신원이 확인됐다고 여겼는지 보이스톡으로 통화할 수 있느냐고 물어 왔다.

 그는 “최근 스마트폰은 3G 전화의 유심칩과 호환이 안 될 수 있다”며 “10만원을 더 내고 ‘3G 스마트폰’을 함께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유심칩과 3G 스마트폰을 함께 사면 2만원을 깎아 30만원에 주겠다”고도 했다.

그는 “대포폰에 우선 1만원을 충전해 놓았으며 지속적으로 선불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명의자의 주민등록번호도 준다”고 했다.

기자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이라고 위치를 밝히자 이 업자는 “동작구에 사무실이 있는데 오늘 안으로 퀵서비스 배송이 가능하다”며 “전화를 먼저 걸어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에 배달원에게 돈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동통신 3사의 후불제 전화는 대포폰으로 판매하지 않았다. 그는 “정부에서 대포폰 단속을 강화하면서 일반 전화는 대포폰 개통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특히 일반 휴대전화를 대포폰으로 개통하면 원주인에게 확인 문자가 가기 때문에 적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는 대포폰이 극성을 부리자 2013년 8월 ‘휴대전화 부정 사용 피해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휴대전화에 가입할 때 대리인 개통을 허용할지 여부를 가입자가 직접 설정하게 했다. 또 자신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설할 때 본인에게 문자를 보내 주는 기능을 모든 통신사로 확대했다. 이동통신 3사의 대포폰 피해 건수는 지난해 1281건(피해액 7억 8900만원)으로, 2011년 3847건(피해액 23억 5400만원)보다 66.7%나 줄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선불폰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선불폰을 취급하는 별정통신사(MVNO)가 30여개가 되다 보니 관리 감독이 어렵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경찰청이 지난해 3월부터 2개월간 진행한 ‘대포폰 집중 단속’에 적발된 별정통신사의 선불 대포폰은 2486대로 2014년 적발된 152대보다 16배나 많았다. 미래부 관계자는 “선불 대포폰에 대한 관계기관의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파문에 주목받는 ‘대포폰’…누가·왜 만들어 쓰나

10만원에 명의 빌려 수십만원씩에 판매
추적 어려워 드러난 사례는 ‘빙산의 일각’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대포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정보기관과 고위층 인사들 상당수가 대포폰을 애용한다는 게 통신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이번 의혹의 관련 인물 중 한명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대포폰으로 다른 관련자를 회유하려한 정황이 보도되면서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대포폰은 등록자 명의와 실제 사용자가 전혀 다른 휴대전화를 가리킨다.

노숙자 등의 명의를 빌리거나 도용·위조한 명의를 써서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 추적하기 어렵다. 아는 친구나 친척의 명의로 개설될 때도 있다.

 

노숙자 등 신원 불상 인물의 명의로 개설될 경우만 ‘대포폰’이라고 부르고 타인 명의를 빌린 경우는 ‘차명폰’이라는 ‘완곡어법’을 쓰는 경우도 있으나, 법적으로는 전혀 구분이 없고 실제로도 구분이 무의미하다.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입·이용도 범죄행위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타인 사용의 제한)와 제97조(벌칙)는 대포폰을 개설·판매하는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32조의4(이동통신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와 제95조의2(벌칙)은 대포폰을 구입하거나 빌리거나 이용하는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포폰을 개설하려면 대개 명의자가 명목상 주인인 ‘대포통장’이 함께 필요하다. 이용 요금을 내야 휴대전화 회선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대포폰·대포통장 모집책이 신원을 ‘빌려주는’ 노숙자 등에게 대가로 건당 10만 원 내외의 푼돈을 쥐어 준 후 신분증과 막도장을 가지고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통상 수법이다.

대포폰을 실제로 쓰려는 사용자는 모집책에게 수십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물건을 넘겨받는다. 직접 만나서 주고받는 경우도 있기는 하나, 신원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택배나 퀵서비스로 현금과 대포폰을 전달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수백·수천 개씩 한꺼번에 대포폰을 만드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대포폰 판매 수익뿐만 아니라 개통 수당까지 챙기니 ‘꿩 먹고 알 먹고’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휴대전화 명의도용으로 확인된 사례는 1만8천317건에 달했다.

그러나 추적이 까다로운 대포폰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보기관 관계자, 권력비리 연루자, 고위층 인사 등이 대포폰을 이용했다는 의혹도 심심찮게 제공된다.

실제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의 직원들이 검찰 조사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업무를 위해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대포폰 단속 현장대포폰 단속 현장

대포폰, 선불폰으로 의심되는 번호는 확인하는 방법

인터넷 쇼핑몰, 오픈마켓, 카펫, 장터 등 직거래를 하다보면 상대방 전화번호가
사기꾼들이 주로 쓰는 선불폰이나 대포폰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 콜렉트콜 서비스를 통해 선불, 대포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1633 번을 누릅니다(콜렉트콜 서비스)
2. 의심가는 상대방 번호를 누릅니다.
3. # 버튼을 누릅니다.

– 통화음이 나오면 선불, 대포폰이 아닙니다. (바로 끊는다.)
– “선불폰이라 콜렉트콜 연결을 할수 없습니다.” 라고 나오는 경우는 다른 의도를
가진 사용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인터넷상으로 직거래 할땐 1633으로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보스님들중에서는 대포폰 쓰시는 분 없지요…? ^^

‘대포폰’ 주문하니 1시간 만에 택배

대포폰 유통 과정

대포폰 유통 과정

지난달 일어난 제과점 여주인 납치사건의 범인 정승희(32)씨가 2일 구속됐다. 정씨는 도피 과정에서 3대의 ‘대포폰(타인 명의로 불법 개설한 휴대전화)’을 사용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모두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선불폰’으로 알려졌다. 선불폰은 요금을 먼저 지불하고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말한다. 정씨가 마지막에 사용한 선불폰은 중국인 명의로 개통한 것이었다. 정씨는 어떻게 대포폰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1회용 물품’ 사듯 쉬워=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대포폰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취재진은 선불폰을 직접 구입해 보기로 했다. 우선 다음·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대포폰’을 검색했다. 다음 검색창에 대포폰을 치자, 자동으로 선불폰이 검색됐다. 검색된 사이트만 20개가 넘었다. 2007년 당시 정보통신윤리위원회(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상에서 ‘대포폰 판매정보’를 차단하도록 한 바 있다. 네이버에선 대포폰으로는 검색이 안 됐고, 선불폰으로는 16개 사이트가 검색됐다. 이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가입비 등 각종 부대비용이 없는 선불폰은 알뜰살림 아이템’이라는 내용의 글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검색된 판매 사이트 중 한 곳을 골라 연락했다. “휴대전화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지역이 어디냐. 퀵으로 배달해주겠다”고 했다. “신용불량자인데 신분증이 없어도 되느냐”고 물으니 “알아서 해드린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렇게 선불폰을 개설하는 데 주로 외국인이나 노숙인들의 신용정보가 사용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약속한 장소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리자 퀵서비스 배달원이 전화기를 들고 나타났다. 통화권이 포함된 휴대전화가 15만원, 퀵서비스 비용이 1만5000원이었다. 전원을 켜자마자 사용할 수 있었다. 휴대전화는 모서리 도색이 모두 벗겨진 2005년산 중고 제품이었다. 전화에는 1만원짜리 30분 통화권이 충전돼 있었다. 통화권은 편의점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전화기에는 이전 사용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한 사람 명의로 최대 12대 가능=이동통신 업체에 따르면 내국인 한 사람 명의로 업체당 3~5대까지 개설이 가능하다. 이통 업체가 3개인 만큼 12대까지 된다는 얘기다. 노숙인 등의 명의를 빌려 개설된 대포폰이 무작위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정부에서 이통사와 협의해 1인당 선불폰 개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통신요금이 연체되거나 신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개설 단계에서 제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대포폰과 관련된 처벌 규정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경찰 측은 “대포폰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 범죄에 대한 처벌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대포폰을 사용하는 것 자체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2일 정씨에게 10만원과 의류를 전달해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 도피)로 정씨 친구 김모(33)씨도 함께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신정동과 1월 성북동에서 발생한 납치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시인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체어맨 승용차를 화곡동 에서 찾아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